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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어려운 CRPS, 증상에 따른 맞춤 치료가 중요 ② [인터뷰]

[인터뷰]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백지원 교수crps, 명확한 발병 원인 없어 복합 검사로 진단질환에 대한 환자의 정확한 인지가 중요호전과 악화 반복되면 만성화…마음 나눌 의료진 필요통증은 인체의 실제적 또는 잠재적 손상에 대해 몸이 우리에게 보내는 일종의 '경고 신호'이다. 그러나 손상의 원인이 사라진 후에도 만성 통증이 지속된다면 이는 통증 자체를 질병으로 봐야 한다. 대표적인 만성 통증 질환 중 하나가 바로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이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다양한 증상과 징후를 동반하며 일상생활마저 어렵게 만든다.(스치는 바람에도 통증이 느껴진다면…‘복합부위통증증후군’ 의심해야 ① [인터뷰])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백지원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는 "발병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기 때문에 진단 역시 복잡하고 까다롭다"라며 진단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백지원 교수와 함께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의 진단과 치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백지원 교수 | 출처: 강남세브란스병원



통증 외에도 감각·혈관 이상·땀샘운동성 등의 증상과 징후에 대한 검사 필요복합부위통증증후군(이하 crps)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은 매우 다양하고 그 정도도 각각 다르다. 게다가 crps의 발병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아니다 보니, 피검사나 x-ray처럼 간단하게 한 가지의 진단 도구를 사용해 진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결국 여러 가지 복합적인 검사 결과와 증상을 종합하여 진단할 수밖에 없다. crps의 진단 기준은 매우 까다로워 계속해서 전세계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에 백지원 교수는 가장 최신의 진단 기준을 언급했다. 최신의 진단 기준은 총 3가지이다. 첫째, 특별한 자극 없이도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통증이 있을 것 둘째, 감각·혈관 이상·땀샘운동성 증상/부종·운동/영양 이상 중 적어도 3가지 항목에서 1가지 증상이 있을 것 셋째, 감각·혈관 이상·땀샘운동성 증상/부종·운동/영양 이상 중 적어도 3가지 항목에서 1가지 징후가 있을 것이다. 백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진단을 위해 각 항목당 필수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검사 항목이 정해져 있다"며 "감각 이상 징후를 검사하기 위해서는 정량적 감각기능검사를, 혈관운동신경이상 징후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적외선체혈진단검사, 피부색 차이 확인을 위한 의료인이 촬영한 사진, 3상 골스캔이 진행되어야 하며, 땀샘운동성증상과 부종 확인을 위해서는 단순방사선검사, 초음파, mri 중 하나에서는 검사상 이상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정량적 발한 축삭검사를 통해 피부에 땀이 나는 정도 차이도 확인해야 하며, 운동/영양 이상 징후를 위해서는 골밀도 검사와 ct촬영도 진행되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주관적인 통증이 동반되는 crps의 특성에 맞춰 증상(주관적으로 환자가 느끼는 것)과 징후(객관적인 자료로 판단할 수 있는 것)를 모두 확인할 수 있는 복합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환자 별 맞춤 치료가 중요…환자 스스로 질환 이해도 높여야crps는 진단이 어려운 만큼 치료도 힘들다. 기본적으로 치료 시기가 매우 중요한데, 발증 1년 이내에 치료가 시작된 경우 50%가 호전, 나머지 50%에서는 현상 유지 또는 악화인 경우를 보인다. 발증 1년 이후에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에는 약 20%에서 호전, 40% 현상 유지 정도이고 나머지의 경우는 악화 양상을 나타낸다. crps의 치료법으로는 다양한 약물 및 비약물적 치료 즉, 신경블록, 척수신경자극기 삽입술, 물리치료, 운동치료, 정신과적 치료 등 다양한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이는 확실한 단일 치료법이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래서 백지원 교수는 "환자가 crps라는 병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한다. 



백지원 교수가 ‘신경차단술’을 시행하고 있다 | 출처: 강남세브란스병원



"crps는 발병 원인이 명확하지 않고 개인 차가 큰 질환입니다. 따라서 정해진 치료법도 없죠. 중요한 것은, 심한 통증은 있으나 실제로 그 부위에 심각한 이상이 있거나 혹은 손상이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환자 스스로 인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많은 환자가 지속되는 통증으로 불필요한 검사를 시행하거나 통증을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될 것을 두려워하곤 합니다. 각 환자마다 여러 종류의 치료법을 시도하고,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달래기 위해서는 심리 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crps가 생긴 부위를 무작정 감싸기만 하면 통증에 더욱 민감하게 됩니다. 통증을 피하려고만 하지 말고 오히려 자극에 의도적으로 노출하면 통증 민감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crps는 만성 난치성 질환으로 단기간 내의 치료로 끝나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치료의 목표는 통증 감소뿐 아니라 기능의 개선, 정서적 안정 등에도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백 교수는 '의료진과 환자의 관계'가 환자의 예후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본다.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crps의 특성에 따라 환자가 지속적으로 만나는 사람이 바로 의료진이기 때문이다. 의료진이 crps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고, 이 질환이 환자에게 주는 고통을 깊게 이해하고 공감해야 심리적 치유와 증상도 좋아질 수 있다는 것. 백지원 교수가 '명확한 치료법이 없는 crps의 치료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의료진과 환자의 관계"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백지원 교수는 "만성화된 crps는 환자뿐만 아니라 보호자에게도 상당한 심리·경제적 괴로움을 줍니다. 또 주관적으로 느끼는 증상과 함께 불면, 우울, 불안, 분노, 스트레스 등도 찾아오죠.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며 잘 낫지 않기 때문에 환자의 고통을 깊게 이해하고 공감하며 지난한 치료 과정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도록 독려하는 의료진을 만나길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