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c. 사람을 정면이 아닌 옆에서 봤을 때 건강한 목뼈는 c자와 같은 곡선을 보인다. 그러나 잘못된 자세로 생활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이 곡선은 점점 직선이 된다. 목뼈의 배열이 숫자 1처럼 직선이 된 형태를 ‘일자목’이라 부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일자목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약 269만 6,000명이다. 목뼈 형태가 일자목에서 더 악화되면 ⊃와 같은 집합 기호처럼 휘는데 이를 ‘거북목’이라 한다. 하이닥 상담의사 김원경 원장(판교예스의원)은 거북목이 되면 목 통증뿐만 아니라 어깨 통증과 두통까지 발생할 수 있다며 거북목증후군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했다. 다음은 김원경 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거북목증후군이란거북이처럼 목이 앞으로 쭉 빠진 형태를 말한다. 이로 인해 목이 아프거나 어깨가 결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실제로 내원 환자의 30%가 거북목증후군을 겪을 정도로 많은 이들이 고통받고 있는 질환이다.
q. 거북목증후군을 앓는 환자가 많은 이유는거북목증후군은 크게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다. 먼저, 선천적으로 목이나 어깨 근육이 약한 사람은 거북목으로 변하기 쉽다. 하지만 근래에는 나쁜 자세로 앉아서 생활하는 환경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다. 장시간 앉아서 컴퓨터를 하면 자신도 모르게 몸을 앞으로 숙여서 작업하게 되는데, 이때 목은 엄청난 압력을 받게 된다. 이것이 쌓여 결국 목뼈의 변형이 일어나는 것이다.
q. 거북목을 진단하는 간단한 방법자연스럽게 팔을 늘어뜨리고 척추를 세운 사람을 옆에서 보면 거북목인지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귓구멍과 어깨의 뼈 사이에 선을 그었을 때 그 선이 일직선 상에 있어야 정상이다. 귀의 위치가 어깨선보다 앞으로 나와 있다면 목이 쭉 빠진 거북목을 의심할 수 있다.
q. 거북목이면 어떤 증상이 발생하는가경추(목뼈)는 7개의 뼈로 이뤄져 있다. 여기에는 뼈와 뼈를 이어주는 후방관절이 있는데, 이 관절들이 움직이기에 우리가 목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 그런데 거북목이 되면 경추에 크게 무리가 가해지고, 후방관절이 약간 틀어지게 된다. 관절은 틀어지면 잘 움직이지 않게 되고, 관절 옆에 있는 경추신경을 끊임없이 자극한다.경추신경은 근육과 연결돼 있기에 근육이 긴장되면서 뒷골이 당기는 느낌이 들거나 두통, 편두통이 발생하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목 신경과 안면 신경이 연결돼 있기 때문에 안구통, 안면통, 악관절 이상, 혓바닥의 감각이 둔해지고 화끈거리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혀가 이상해 이비인후과를 방문해도 이상이 없는 경우에는 경추관절의 기능 이상을 의심해야 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날개뼈 통증, 가슴 통증(유사협심증), 어깨 회전근개에 염증이 잘 생기고, 테니스 엘보, 골프 엘보, 손목 건초염, 손 저림 등의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q. 스트레칭만으로도 거북목을 해결할 수 있을까스트레칭을 하면 목 근육과 관절의 긴장을 풀 수 있기에, 스트레칭이 거북목에 도움이 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근본적인 치료법은 될 순 없다. 일차적으로 중요한 것은 환자의 자세를 검사하여 잘못된 자세를 교정하는 교육을 지속적으로 받고 실천하는 것이다. 끊임없는 자세 교정과 동시에 도수치료를 받는 것이 근본적인 거북목 치료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매년 정기 건강검진을 하듯이 척추검진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q. 도수치료의 장점척추관절이 틀어지면, 우리 몸의 근육이나 힘줄, 피부, 뼈로 가는 척추신경이 자극되어 그 신경이 지배하는 근육이 긴장되어 통증을 유발한다. 힘줄에도 염증이 생겨 건초염도 발생한다. 아울러 내장기관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에도 이상이 생겨 생리통, 만성피로, 만성 소화불량 등이 생긴다. 이렇게 다양한 문제가 생겼을 때 문제의 시발점이나 다름없는 척추관절을 바르게 잡아주는 도수치료를 받으면 문제에 근본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또, 도수치료는 약물을 복용하거나 주사치료를 받지 않고도 통증을 완화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자연 치유력(innate intelligence)을 극대화시켜 우리 몸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도울 수 있는 도수치료를 추천하는 이유다.
q. 도수치료를 한 번 받아서는 효과를 보지 못 하는 이유는우리 뇌는 척추 상태를 기억한다. 갑자기 어제부터 목이 아팠다면, 뇌가 척추 상태를 기억할 틈이 없기 때문에 도수치료를 한두 번 받아도 쉽게 통증이 사라진다. 그러나 오랫동안 목 통증을 호소했다면 이미 뇌는 척추의 불균형한 정렬 상태를 기억하고 있다. 따라서 관절이 예전 상태로 자꾸 돌아가려는 속성이 나타난다. 일종의 관성의 법칙이 작용하므로 통증이 재발하는 경향이 있다.
q. 도수치료 기간환자의 신체 조건, 나이 등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10~20회 정도 받으면 증상이 좋아진다. 한 번 치료받을 때 시간은 10~20분 정도 소요된다. 치료를 받아도 호전이 안 되는 경우에는 환자의 평소 생활습관이나 자세를 재점검하면서 세밀하게 이학적 검사를 진행한다. 경우에 따라 방사선 검사 등을 추가로 실시한다.
q. 거북목증후군의 예방법과 일상에서 척추를 보호하는 자세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는 휴대전화를 눈높이까지 들어 올려 봐야 한다. tv, 컴퓨터 모니터는 큰 화면으로 보는 게 좋다. 작은 화면에서 글씨가 작게 나오면 목을 앞으로 숙이게 돼 목이나 어깨에 무리가 가해지기 때문이다.앉아서 컴퓨터를 할 때는 가슴을 쫙 펴고 턱을 약간 당기는 자세를 유지한다. 이때 정수리에 머리카락 한 올이 있다고 상상하고, 이 머리카락을 천장을 향해서 들어 올린다고 생각하면 어깨가 처지는 걸 막을 수 있다.모니터 2대를 사용하는 직장인도 많은데, 듀얼 모니터로 작업할 때는 고개를 한쪽으로 계속 돌리게 된다. 이때 많은 이들이 고개만 돌리기에 목을 돌리는 한쪽 근육에만 긴장이 계속 쌓이게 된다. 그러면 어느 날 갑자기 목이 안 돌아가는 현상까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듀얼 모니터를 볼 때는 고개와 몸통을 같이 돌려야 한다.마지막으로 수면 자세도 중요하다. 하루의 4분의 1 정도를 잠자는 데 쓸 정도로 자면서 많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다. 높은 베개를 베면 목이 약간 구부러지기에, 약간 낮은 베개를 베는 게 좋다.
q. 거북목증후군에 좋은 스트레칭 방법아침에 일어난 직후나 일하다가 틈틈이 거북목 예방 목적으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오른손으로 머리를 잡고 목을 오른쪽으로 당겨서 목 주변 근육을 풀어주거나 양손을 깍지 낀 채로 뒤통수에 갖다 댄 후 고개를 숙이며 뒷목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또, 양 엄지손가락으로 턱 밑을 받친 후 고개를 천천히 뒤로 젖히며 스트레칭 하는 것도 좋다.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나 스트레칭하는 습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실천하는 것이 어렵겠지만 자꾸 상기하면서 의식적으로 하나씩 고쳐나가길 바란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김원경 원장(판교예스의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호주 카이로프랙틱 의사)